마음 개념의 재구성 (3) : 미국 과학 재단 (NSF) 보고서와 심리학의 미래


III부.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 인지과학적 연결

 

그러면 이러한 마음 개념의 재구성은 심리학의 외현의 규정 또는 확장에 어떠한 시사를 주는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서 여기서는 잠시 위의 개념적 재구성의 논의를 떠나서,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 문제를, 먼저 20세기 전반의 인지주의 등장 이전에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일어난 심리학 일반의 외연의 확장을 중심으로 개괄하여 보고, 다음으로 인지주의와 인지과학의 등장으로 인하여 확장되어진 심리학의 외연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을 다루어 보기로 한다.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은 마음 개념의 재구성이 철학자들 중심으로 최근에 다시 이루어지기 이전에, 이미 인지과학 관련 심리학의 많은 분야에서는, 특히 응용심리학의 여러 분야에서는 이러한 재개념화된 마음 개념에 가까운 틀이 직관적으로 도출되고 실제 응용장면에 도입되어 적용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20세기 말의 인지과학, 인지심리학의 응용에서 마음개념의 재구성 이전과 이후를 가르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고로 이 둘을 구분하여 논하지 않고 묶어서 기술한 연후에, 마음개념 재구성이 인지과학 관련 심리학 외연 확장에 주는 일반적인 시사를 논하겠다.

 

III-1. 20세기 전반의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

 

20세기 전반의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은 주로 미국에서의 외연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20세기 전반, 중반에서의 미국에서의 심리학의 외연 확장을 중심으로 기술하겠다.

20세기를 들어서면서 심리학의 중심은 독일에서 미국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변화의 한 큰 흐름은 미국의 실용주의, 기능주의 사상, 그리고 사회의 변화의 빠름과, 사회적 통제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에 바탕하여 응용심리학이 떠오른 것이다. 각종의 응용심리 분야가 생기면서 심리학은 철학적 논의나 실험실 내의 실험 연구와 이론적 논의를 넘어서서 사회 일반의 문제 해결에의 적용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어 나갔다. 학교에서의 학생들의 학업과 적응, 가정에서의 자녀와 부모의 상호 적응, 노동자의 작업장에의 적응, 군인의 군 생활에의 적응 등의 분야로 심리학의 외연이 확장된 것이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고 인사선발하는 작업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서 지능검사, 적성검사를 비롯한 각종 심리검사가 만들어졌고, 적용되었다.

또한 여러 유형의 심리적 이상 문제가 있는 사람들, 심리지진아 등을 진단하고 돕고 치료하기 위한 임상심리, 상담심리 분야들이 발전하였다. 또한 사회의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산업장면과 기업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며, 산업심리 관련 분야들이 심리학의 외연으로 확장되었다. 일차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의 미국의 청소년들의 혼미, 반항, 그리고 그로 인한가정의 위기 등의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가정의 기능을 회복하고 청소년 적응 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정부가 직접 참여하여 청소년문제 상담, 대처 기관, 인력 도입, 가족 구성원들의 훈련, 상담 등의 시도를 하였고 이는 미국에서의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을 촉진하였다.

프로이트 정신분석 틀의 심리학의 전파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의 해방과 억압없이 자유롭게 자라도록 양육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하였고, 왓슨의 행동주의 심리학은 환경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원리를 제공하여 사회적 환경의 개선과 조성의 사회적 시도에 심리학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경향을 촉진시켰다. 이런 흐름은 결국은 B. F. Skinner의 행동공학이라는 틀이 형성되고 이 틀이 미국사회에서 심리학의 영향을 키우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차대전을 전후하여서는 개인의 능력 검사 및 인사선발의 분야와 초기 인간공학 분야가 심리학의 주요 외연으로 등장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작은 이론틀의 심리학이 큰 뚜렷한 주목받는 학문으로 변하고, 이론적 심리학과 응용심리학이 더욱 단합되고, 심리학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심리치료가 정상적인 좋은 응용심리 직업으로 정착되었고, 각종 정부기관, 회사에서 심리학 전문가 채용 활발하게 단행되었다. 남자들이 군인으로 전선에 간 후, 각종 산업체에 여성인력이 투입됨에 따라 일어나는 제반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자가 더 많이 투입되고 산업심리, 심리검사, 직업상담, 노동상담 등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2차대전 전에는 대학의 학문을 하는 심리학자가 우세하였으나, 대전 후에는 그보다 응용심리학자가 더 우세하게 되었고, 전쟁 후에는 군대에서 민간생활로 돌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적 문제 해결이 주요 업무화 영역으로 떠올라서 적응 이상 관련 심리치료와 상담심리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정신건강 관련 직업 생겨나게 되었고 각 대학에 임상심리 과정이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심리치료 심리전문가들은 정신과의사와 차별화할 필요성 인식하여, 임상심리전문가를 ‘scientist-therapist'의 틀로 교육, 훈련시키는 Boulder 모형을 발전시켰다. LIFE 잡지는 2차대전 이후를 '심리학의 시대'고 이름 붙이기도 하였다. 이후 정부 기관에서 사회과학은, 따라서 심리학은 과학이 아닌 취급을 받음에 따라 심리학이 정부지원 과학으로 인정받기 위한 힘든 투쟁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사 기업들의 지원이 심리학의 발전을 이끌어 내었다. 심리학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점차 심리학이 사회, 대중에 서비스하고, 또 일반 대중이 심리학의 중요성을 인식, 인정하면서 심리학의 사회적 지위가 부상되었다. 심리학의 전반적 지위의 상승과 심리학 외연의 계속적 확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1969년에 미국심리학회 회장이었고 응용심리학자가 아니라 이론심리학자였던 George Miller 교수는 "Giving Psychology away" 라는 개념을 제창하여, 심리학의 사회적 적용,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을 더욱 촉진하는 사고 틀의 전환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이후 미국에서는 일반대중이 일상생활, 직업장면, 교육, 상업 등에서 그 관련성, 효과성, 전문성을 인정한 심리학으로 확립되게 되었고, 그러한 대중의 긍정적 인식의 바탕 위에 굳게 선 심리학이 과학적, 응용적으로 발전하며 새로운 외연을 확장하게 되었다. 이에 부응하여 미국심리학회는 심리학 정보의 전파와 확산을 위한 구체적 계획과 실천 방안을 세우고 이를 수행하여왔다.

100여년의 자생적 발전을 통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은 이러한 미국의 심리학과는 달리, 이미 서구에서 확립된 자체적 이론적, 응용적 틀의 수립 및 발전 없이 학문을 수입하였던 한국 심리학계는, 미국과 서구에서와 같은 지적 탐구에 의한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자연적 발생, 그리고 자연적 발전을 통한 사회적 인정, 및 1차, 2차 대전과 같은 중요한 도움이 되는 계기의 도래, 그리고 심리학을 과학으로 고려하지 않는 일반인 및 정부관료와의 끊임없는, 조직적인, 그러나 효과적인 싸움의 긴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하겠다. 따라서 20세기 전반, 중반의 미국에서의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의 틀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III-2. 인지과학 관련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과 가능성:

 

1950년에 출범하여 1960년대를 넘어서며 정착된 인지과학은 그 특성상(인지과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관련 문헌은 http://cogpsy.skku.ac.kr/cogpsy1.htm 를 참고) 이에 참여한 심리학이(인지심리학 및 신경심리학 중심으로) 인지과학의 중심학문인 컴퓨터과학, 언어학, 철학, 인류학 등과 밀접하게 연계되게 하였다. 이를 통하여 새로 생겨나거나 가장 두드러지게 발전된 심리학의 외연 영역으로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인지신경과학, 언어습득 및 이해, 진화심리, 사회인지심리, 인지발달심리 등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의 등장으로 인하여 이론심리학 및 응용 심리학의 외연이 확장된 내용에 대하여는 위의 문헌에서 자세히 다루어져 있다. 여기에서는 인지주의의 등장으로 인하여 심리학의 외연이 더 넓혀진 일부 몇 영역을 그 특성과 미래 가능성을 중심으로 약술하겠다.

A. 뇌 연구지난 20여년간의 심리학에서의 신경적 접근의 발달은 괄목할 만하다. 인지심리학, 신경심리학이 연결된 인지신경심리학, 인지신경과학이라는 분야가 90년대 초엽에 탄생하였고 뇌영상기법 등의 방법론적 발전뿐만 아니라, 경험적 자료의 축적 면에서나 이론적 발전의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보았고, 주변학문과 영역에 대한 영향이 점증하고 있다.1

이러한 경햐은 계속되리라 본다, 미래에는 학문적으로는 신경과학과 심리학의 연결이 더욱 밀접하여지리라 본다. 앞으로 심리학에서의 뇌의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전통적 실험 중심으로 도출되었던 심리학의 이론과 경험적 결과들은 신경생물심리적 연구에 의하여 그 신경적 기반을 재확인하고, 또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발굴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이 더욱 바르게 확장될 것이다. 뇌 연구에 기초하지 않은 심적 과정 이론이나, 뇌 연구에 의해 그 신경적 기반이 지원되지 않는 심리 실험 증거들은 그 이론적, 설명적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심리학의 연구 주제의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하여 일차적으로 신경생물심리적 연구에 의하여 그 신경적 기초를 밝혀 놓고, 그 다음에 전통적 실험적 자료를 획득하려는 경향이 더욱 확산될 것 같다.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다.

21세기의 심리학, 인지과학, 뇌과학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가에 대하여 여러 인지과학자, 신경과학자들이 예측한 글 모음이 있다 (Solso, 1997). 이 책에 의하면 미래에는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이 별개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융합되어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인지신경과학은 인지과학에 인지이론에 대하여 더 많은 수렴적 증거와 부가적 제약을 제공할 것이며, 더 정보적이고 더 직접적으로 해석 가능한 자료들을 제공할 것이고, 인지 영역에 대하여 새롭게 분할분석 가능한 방도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본다. 의식과 사고에 대한 연구결과가 일층 진보할 것이며, 미래에는 나노기술의 물리학과 심리학, 인지과학, 인지신경과학의 연결을 통해 뇌의 더 세부적 부위에 대한 공간해상도, 시간해상도가 더 정밀하여진 인지신경도구가 개발되고, 이를 통해 더욱 미시적 수준의 뇌활동 탐지와 거시적 수준에서의 뇌기능 조직화 및 활동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뇌의 수동적 활동 연구 중심인 현재보다도 더 능동적 인지활동에서의 뇌의 활동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일시적 학습 관련 뇌활동 파악을 넘어서서 장기적 학습 과정에 관여된 뇌의 활동 부위들의 장기적, 점진적 변화 특성의 이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동물의 뇌 연구를 통해 인간 뇌의 더 미세한 부분의 이해가 증진될 것이며, 일시적 시점에서 단편적 뇌의 모듈적 활동 탐지를 통한 뇌-인지 기능 지도 도출보다는 특정 과제 수행의 시간 경과 상에서 시작부터 끝까지의 점진적, 단계적, 장기적 변화가 뇌의 어떤 부위들에서 어떤 변화경로를 겪고 어떻게 서로 연계되는가의 탐지가 이루어지고, 이를 관련 심적 단계에 대응시켜서 각종 심적 작업시의 신경회로도들이 구성되고, 보다 높은 수준의 심적활동에서 상세히 기술될 수 있으리라 본다. 가소성의 연구도 단순히 뇌손상 부위의 가소성의 좁은 개념을 넘어서서 경험을 통한 심적기능의 변화 경과 과정, 의미지식과 기술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이 뇌의 어떤 부위와 회로의 변화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이해가 증가되고, 반사회적 특성자의 진단이나 다른 개인특성을 진단, 파악하는 인지신경과학적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의식에 대한 이해가 확장될 것이라고 본다.

새로이 발견되거나 개발되는 인지신경 연구도구의 영향에 의하여 연구 주제에 대한 개념화가 명료화되며 더욱 발전된 다원적 인지신경 모형이 도출되리라고 본다. 이와 함께 점진적으로 뇌의 더 깊숙한 부분의 작용을 탐지하고 설명을 도출할 수 있게 되며, 더 상위 수준, 매크로 수준의 심적기능과 연결된 뇌의 기능이 탐구되며, 보다 더 많은 하위 심적기능과 연계된 형태의 모형이 도출되고, 더 복합적이고, 통합적이며, 더 장기적 변화에 따른 심적기능 변화의 인지신경 모형이 도출되리라고 본다. 또한 실시에는 더 간편하나 내용상 다차원적이고 복잡한 의미구조를 갖는 인지신경 기능검사가 도출될 것이며, 보다 많은 인접학문과의 밀접한 연계, 수렴을 통한 종합적, 통합적 이해와 응용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개인적 뇌스캐너(PBS: Personal Brain Scanner)가 종국적으로는 개발되어서, 개인의 심적 상태의 수시 checkups과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기본적 심적 기능 및 학습 증진의 자발적 훈련자(personal brain trainer)기능을 지닌 PBS가 일련의 인지적 연습 코스를 밟아가면서 어떤 측면에서 주의가 문제 있는가, 정보처리가 문제가 있는가를 모니터링, 개선 인도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을 때에 잘 못하는 측면에 대하여 탐지하고, 경계, 및 개선 방향 인도) 가능하게 되고, 운동조절 기능 performance의 향상,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개인뇌스캔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기억 훈련 시스템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기억 평가 및 훈련을 하는 그러한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다고 예측을 하고 있다.

마음의 재개념화가 뇌의 신경심리적, 인지신경심리적 연구에 어떠한 시사를 줄 수 있을까? 마음 개념의 재구성의 틀이 관심의 초점을 뇌에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옮겼기에 뇌 연구에 새 마음개념은 부정적 시사만 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자극의 처리에 시각중추와 함께 운동중추가 관여되는 현상에 대한 이해는 새 개념틀에 의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새 개념에 의하면 시각 정보처리가 특정 시각대상과 상호작용하였던 과거의 감각운동 활동과 괴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각 자극 정보처리에 또는 언어자극 정보처리에 그 자극과 관련된 운동 관련 뇌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들은(예: Zwaan & Taylor, 2006) 이러한 해석 가능성을 시사한다.

B. 신경인지 이상자, 정신 지체자와 노년의 지적 관리: 심리적 지체자, 장애자, 노령자들은 현재와 같이 사회가 복잡한 정보화사회로 급격히 변화하여감에 따라 일반인들보다 환경에 적응함에서 더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심리적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을 위한 효율적인 그리고 구체적이고 한국 상황에 적합한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재활 프로그램을 도출하고 적용하여야 함의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정서적, 인지적, 운동적 특성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도를 이론적으로 도출하는 작업에서 사람들이 몸-환경-마음이 하나의 통일체로서 작동한다는 (단순히 추상적 심적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적 기초는 문제 상황을 재구성하고 새로운(이미 활용되고 있을 수도 있지만) treatment 방안을 도출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언어장애자의 치료, 자폐자에의 대응 및 치료 등에 이러한 감각운동에 기반한 재개념화가 시사를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적어도 심리학 내에서 임상심리, 발달심리, 인지심리, 사회심리 등의 분야가 따로가 아니라 공동적으로 이러한 영역에서의 효율적인 그리고 체계적인 문제 진단 및 한국적 ‘심리적 도우미/재활 시스템’의 개발에 협동하여 노력한다면 심리학의 외연 확장에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C. 인지공학 : 일상생활 환경의 재구성. 인간의 마음의 정보처리적 특성에 대한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심리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내재적, 외재적 대안적 적응 전략을 제공하여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여준다. 내재적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전략을 학습하게 하는 것이며, 외재적이란 환경 자체의 효율적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에 쉽게 또 효율적으로 적응하게 해주는 것이다. 인간의 심적 특성, 정보처리적 원리가 적용된 형태의 환경물, 인공물을 디자인하는 것이 응용심리학의 한 주요 외연이 되리라 본다. 여러 유형의 인공물 자체 및 상황에 대한 이해와 그런 상황에서의 인간의 효율적 인지적, 행동적 적응 특성의 이해를 결합하여 보다 효율적인 일반 도구적 인공물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핵발전기시스템과 조작자의 상호작용, 항공시스템에서의 인간과 도구의 상호작용, VCR 등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나 리모컨, 일상적 생활도구 등의 인간-인공물 상호작용 및 그 인공물 환경 디자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고안에 있어서 효율적인 시각적 제시의 심리학적 원리 규명 및 이의 응용적 적용 연구 등이 이 영역에 속하며, 인간의 인지적, 감성적 정보처리 특성에 부합되며, 정보처리 부담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주의, 이해, 기억, 문제해결 및 추리를 할 수 있는 사용자에 편리한(user-oriented) 워드프로세서, 웹엔진 등을 디자인하는 작업과, 이미 만들어진 각종 교육용 CD나 소프트웨어의 사용성(usability) 평가의 기준 고안 및 평가와 재디자인의 작업이 인지공학적 심리학의 응용 연구활동에 속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언어 습득이나 활용과 기억의 효율화를 위해서 명령어들, 단축 키 등과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어떠한 인지구조체제로 작성하며, 지침서를 어떠한 구조로 작성하며, 학습해야 할 부분들은 어떠한 표상구조체계와 관련지어 어떠한 순서로, 어떠한 양식으로 제시하여야 오류가 적은 효율적 정보처리를 도출하는가를 연구하는 영역, 인터넷 상의 커뮤니케이션의 인지적 특성의 이해와 이를 고려한 효율적 인터넷 시스템 고안 문제 연구; 가상현실에서의 인간의 정보처리 특성의 이해 및 이의 최적 활용 연구; 각종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 도구들과의 상호작용에서의 인간 흥미의 인지심리학적 본질 규명 등의 영역이 심리학의 외연이다. 이러한 제반 인지공학 관련 장면에서 재개념화된 마음개념은 과거의 사용자에게 불친절한 비효율적 도구와 자극환경의 결함의 이유를 밝혀주고, 감각-운동-환경-인지의 통합적 접근으로 인하여 보다 나은 도구의 디자인을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본다.

D. 인공지능, 로보틱스인공지능은 인지과학의 발달과 맞물려 인지과학의 한 영역으로 발달하였으며, 로보틱스 영역도 로봇의 몸통 움직임이건, 시각 대상 인식이건, 사회적 행동이건, 인지과학의 개념과 이론, 그리고 경험적 자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두 분야의 많은 개념과 이론, 모수치들이 심리학, 특히 인지심리학과 생리심리학 연구에서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분야의 과거의 발전은 인간의 지능, 마음에 대한 빈약한 개념화와 인간의 적응 활동에 대한 빈약한 개념화로 한계에 부딪혔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두 분야는 새로운 개념틀을 필요로 하였고, 다라서 심리학과 인지과학에서의 마음 개념의 재구성 틀의 도입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이었으며 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분야라고 볼 수 있다.

6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기존의 인공지능이 막다른 골목에 다달은 이유가 바로 인공지능 시스템에 데카르트 전통의 인간 마음 개념을 인공지능시스템에 도입하였던 데에 있었다. 추상적 정보로서, 그리고 각개의 정보가 미리 결정되고 비연속적이며 개별적인 지식으로의 지식들을 표상으로 내장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상황이 변화되거나 할 경우에 융통적으로 적응할 수 없었다. 인공지능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였지만, 그들이 모델화한 인간의 '마음'. '지능' 개념이 지나치게 협소하고, 정적이고, 비연속적이며, 비현실적 개념이었던 것이다. 인공지능시스템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환경에 적응하며 문제를 해결하여 가는 적응시스템인데, 사전에 입력, 저장되지 않은 지식에 대한 융통적 적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음'의 개념화가 잘못되었던 것이다(Dreyfus, 2006).

기존의 로보틱스 연구도 비슷한 문제에 처하였었다. 미리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하라는 지시를 넣어놓지 않으면 인간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거나 또는 고차의 인지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인간이 환경 속에서 움직이며 적응하며 마음을 발달시키고 문제를 해결하여나가는 자연적 과정에 대한 이론적 모델 개념이 너무 단순하였던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일본 및 국내 대부분의 로보틱스 연구처럼 몸을 움직이는 것, 감각운동 중심의 로봇으로는 초보적 로봇에 머물고 말 것이다. 인간같이 대상을 지각하고, 생각하고, 정서반응하며, 사회적 협동 작업도 가능한, 그러나 오류도 범하는 그러한 로봇을 만들기 위하여는 종래의 로보틱스 틀로는 발전가능성이 없었다. 그래서 구미의 로보틱스 연구자들은 마음 개념의 재구성 움직임의 기본 개념인 '무표상', '상황적 마음'. '체화된 인지' 등의 개념을 도입하여 새로운 틀의 로봇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로 인하여 '인지로봇'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더 나아가서는 '발달로보틱스' 라는 학문 분야가 창출되었다. 전통적 로봇연구의 목표는 특정 분야의 특정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었다. 자동차공장에서 끊임없이 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발달로보틱스는 최소한의 지식만 부여받고 만들어진 로봇이 마치 인간의 아기처럼 스스로 감각운동 제어 능력을 발달하여 가며 작동하면서 새로운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능력을 습득해 발달해 가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여기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저명한 발달심리학자인 피아제나 비고츠키의 이론이 도입되고 있다. ‘피아제 로봇’이나 ‘비고츠키 로봇’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연구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 감각-운동-물리적/사화적 환경-인지 등이 통합된 그러한 틀 위에서 인간에 한 발 더 가까워진 로봇을 심리학의 이론틀과 연계하여 연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여 볼 때에, 심리학은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분야로 그 외연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 연구에서, 그리고 응용적 적용에서. 인간같이 움직이고 발달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지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하여는 재구성된 마음 개념의 틀이 적용되아야 하며, 인지과학 철학은 물론, 인지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신경생물심리학, 심리물리학 등이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계를 통하여 로보틱스 자체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들의 전문적 외연을 넓힐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로보틱스가 심리학적 이론과 모델의 검증대(testbed) 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전통적 실험과 컴퓨터 시물레이션의 연결이 인지심리학의 중요한 연구방법으로 출현한 것과 같이, 전통적 실험, 심리물리학적 연구와 함께 로봇을 활용한 실제 활동 시뮬레이션이 중요한 심리학적 연구방법으로도 활용될 시기가 오리라 본다.

E. 인터넷, 사이버 심리: 인류의 새로운 생활공간이 되어버린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개개인의, 그리고 함께 참여하는 여러 사람의 주의, 지각, 학습, 기억, 사고, 언어, 정서, 동기 등의 개인적, 사회적 심리적 특성을 이해, 진단하며, 효율적 정보처리 및 사이버 활동을 도출 또는 개발시키는 것을 연구하며, 인터넷 중독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도의 모색과, 문제 발생 시, 이를 교정, 치료하고 정상으로 복귀, 인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재활시키는 문제들이 심리학의 한 중요 외연 영역으로 발전되고 있다. 인터넷 등 가상현실의 여러 상황들을 전통적 인지주의 패러다임에서 전개한 바인 단순히 추상적 기호 정보처리로서 개념화 하지 않고, 그 장면들에서의 인간의 활동이 항상 정서-동기가 근저에 있는 몸을 지닌 한 개인이 환경과 하나되어 엮이어 들어가는 전체로서의 심적 활동으로 개념화된다면, 사이버 환경 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정적 현상의 이해와 대처방안의 도출, 그리고 정상적 상황에서의 여러 효율적, 긍정적 정보처리 및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심리 적응 전략의 도출에 보다 개선된 접근틀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본다.

F. 학습 및 교육 환경과 심리학: 정보화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각종 장면에서 효율적인 배움과 가르침이 일어날 수 있는가의 원리와 그의 적용에 대한 연구가 심리학과 인지과학이 연계되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교실 장면에서의 학생이나 일상생활의 일반인 및 산업체 특정 업종에서의 종사자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고, 또한 다른 상황에서 일반화하여 적용하는가(Cognitive Learning), 또 이렇게 되기 위하여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Cognitive Instruction) 하는 문제들이 정보화 사회에서의 이론적, 응용적 심리학의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새롭게 부상된 학습과학(Learning Science), 또는 뇌기반학습(Brain-based Learning), 인지학습(Cognitive Learning) 등의 분야가 심리학의 중요한 외연으로 떠올라 있다. 국내에서 많은 비전공자들에 의하여 전개되고 있는 '인지학습' 관련 분야들은 인지심리학의 주요 응용분야이며, 인지심리학과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등이 연결되어 더욱 정교화, 체계화하고 진출, 발전시켜 심리학의 중요한(어쩌면 정서적 적응 이상을 도와주는 영역보다도 더 큰) 외연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학교장면과 산업장면, 일상생활 장에서의 각종 새로운 지식 및 기술 학습의 원리 및 각종 문제해결적 사고, 추리, 결정 원리의 연구와 이러한 인지적 정보처리적 능력/기술의 효율화 및 훈련 프로그램 개발 연구, 그리고 인지심리학적이고 신경생물심리학적인 원리에 입각하여 여러 영역에서의 영재(국내의 일부에서 사용하는 영재의 개념의 오류와 훈련프로램의 부재 또는 비과학적 특성을 바로잡고)를 발굴, 판정, 학습(교육이 아니라) 환경을 디자인하고 돕는(영재아의 가족 포함) 영역의 연구; 지진아 및 인지 장애자 교정, 훈련의 정보처리 심리 원리 규명 및 프로그램 개발 연구; 관련 인지학습기술 응용 훈련/상담/재활 프로그램의 개발; 등의 영역에서 인간이, 유아이건 청소년이건, 노년이건, 기술자이건 간에 그들의 학습의 심리적 메커니즘이 개별화되고 체험 환경과 괴리된 추상적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몸과 환경과 뇌가 통합된 체험적 행위, 활동이라는 틀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환경과 마음, 몸이 하나가 되도록 어떻게 교육/학습 환경을 디자인하고, 동기적 유발을 게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보다 효율적인 틀을 제시하리라 본다.

G. 제도와 경제인간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행위는 인간이 형성한 개념, 범주, 신념, 모델, 제도 등에 의해 좌우된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행정적, 교육적, 사법적 제도,커뮤니케이션 체제, 재난 및 안전 관련 대응 사회체제 등은 인간이 만들어낸 소프트 인공물의 일종이다. 이러한 제도적 상황에서의 인간의 행동을(특히 정치, 행정 등의 분야에서 판단과 의사결정의 오류나 나쁜 결과를 가져온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고 적절한 정책을 세우기 위하여는, 인간이 이러한 상황에서 현상 이해, 해석, 의사결정, 문제해결, 협동, 질서 유지 등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떠한 인지적, 정보처리적 특성을 도입하며, 제도 등의 상황변인들과 이러한 심리적 특성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이루어지는가가 이해되고 그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의 원인 요인의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이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예를 들어 사회적 영향이 큰 도덕, 윤리의 문제와 관련하여, 예를 들어 정의, 선악 등의 도덕적 개념, 그리고 도덕적 규칙이 인간 마음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정보처리되는가, 그리고 도덕적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정보처리하는가, 정서가 도덕적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공감, 이타심, 자아 형성의 문제, 도덕적 발달의 문제, 성차별 등, 성별과 관련된 윤리/도덕적 개념의 문제 등에 대하여 국내의 전통적인 유교적 훈육이나 지침이나 무지한 행정가들이 도출한 행정적 구호 중심의 가르침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그것이 왜 비효율적이며 대안은 무엇인가를 인간의 인지심리, 사회심리, 정서심리, 발달심리 등의 이론적 모형에 바탕하여, 특히 몸-상황환경-뇌-마음이 통합된 심적 활동이라는 틀에 바탕하여 재구성하여 제시하여야 나아간다면,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이 보다 빠르게, 그리고 넓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III-3. 21세기의 NBIC 융합과학기술 틀과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

 

2001년에 미국과학재단(NSF)과 상무성은 학계 연구자, 산업계 인사 및 정부기관 정책연구자 등 수 십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시켜 21세기의 과학기술 연구가 연구 현장에서, 산업장면에서, 국가과학기술 정책 측면에서 무엇이 재구성되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였다. 그러한 탐구의 결과로, 향후 10년 내지 20년 동안에 앞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학기술의 틀을 분석, 연구한 종합적 연구보고서로 제출된 것이 2002년도 6월에 발표된 미국 NSF의 M. C. Roco와 W. S. Bainbridge(2002)의 연구보고서이다.

이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르네상스 이후 지금까지 세부 영역의 분화 및 전문화 중심으로 발전해온 과학기술과 문화가 더 이상 각 분야들이 낱개로 쪼개지고, 이분법적으로 경계지어지고, 연결이 안 되고, 어느 한 분야만 발전되어서는 효율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결국은 한계가 빠르게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에 이루어진 물리과학에서의 물질의 미세 단위에 대한 연구 결과, 생명과학의 연구결과, 정보과학의 연구 결과, 인간 뇌와 마음에 대한 연구 결과, 그리고 각종 공학의 연구결과가 집적되고 수렴적 연결이 진행되면서, 자연 현상을 더 이상 종전처럼 쪼개어진 부분 중심으로 접근하여서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충분히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응용 개발의 한계에 빠르게 봉착하거나, 아주 비효율적 작업에 그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나노 수준의 물질에서부터 가장 복잡한 물질인 인간두뇌와 고차 인지현상에 이르기까지 자연현상에 대한 포괄적 이해에 바탕하여 과학기술의 틀을 다시 짜서 추구하여야 하는 새로운 변혁의 문턱에 이르렀다. 더 이상 분화되거나 괴리된 ‘자연(nature)’ 개념이나 과학기술 개념이 아니라, 자연의 통일성, 과학의 통일성에 바탕한 효율적 과학기술이 추구되어야 함이 부각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NSF 보고서는 미래의 테크놀로지가 NBIC 융합(수렴)과학기술(NBIC Coverging Technologies)의 틀로 가야 된다고 하며, 이 융합과학기술의 4개의핵심 축을 나노과학기술(N; Nano), 생명과학기술(B; Bio), 정보과학기술(I; Info), 인지과학기술(C: Cogno)이라고 규정하였다.또한 이러한 미래 테크놀로지가 지향할 목표는 다름 아닌 각종 인간 생활 장면에서 “인간의 수행(performance)의 향상‘ 이라고 규정하였다. 유럽공동체도 CTEKS(유럽지식사회를 위한 융합과학기술)라는 이와 유사한 틀을 제시하였다.  

  NBIC 틀의 한 핵심 축인 인지과학을 구성하는 중심적 학문이 심리학이며, 인간 수행의 향상이란 심리학의 본령임을 고려할 때에, 미래에 인류가 개발하고 추구하여야 할 융합과학기술이라는 사륜차에 심리학이 중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론적 심리학이건, 응용적 심리학이건 인접학문과 연결하여 인간의 심적, 환경적응적 미래 기술을 도출하여내어야 한다는 커다란 책무를 지니게 된다. NBIC 융합과학기술의 틀에서 미래에 도출하거나 달성하여야 하는 기술로 제시된 것 중, 심리학의 연결이 두드러지는 부분들이 상당히 있다. 이러한 영역들에서의 연구 개발에 심리학자들이 참여하여 현재의 심리학의 외연을 확인하고 미래의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구현하여야 하리라 본다.

NBIC 융합과학기술과 심리학의 연결에서 미래에 인간 삶 일반의 질적 개선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몸-환경 연결에 대한 이론적 모델링에 구체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주며, 언젠가는 심리학의 영역과 공학기술의 영역이 구별이 안 될 수준까지 발전될 분야가 앞서 언급한 로보틱스 분야이다.

NBIC융합과학기술과 관련된 심리학의 외연 영역의 예를 한 가지만 든다면, 미래 정보화 사회에서의 인지능력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확장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인지적, 커뮤니케이션적 능력의 확장을 위한 시도들은 그동안에도 있어왔지만 효율적이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새로 이루어지는 NBIC 기술의 수렴과 융합은 이 방면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나노기술, 정보기술, 생명과학기술, 인지과학기술의 융합은 인간의 인지적, 커뮤니케이션적 지평선을 확장시키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새로운 공학 패러다임, 새로운 소프트웨어적, 하드웨어적 제품을 도출하여 내리라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인지심리, 인지공학, 신경심리 등의 심리학의 분야가 기존의 심리학의 외연을 응용적 연결 틀에서 정교화하고 또 새로운 외연 영역을 발전시키는데에 기여하리라 본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각종 도구는 인간의 삶을 보조하고 인간 능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특성에 부합되지 못한 형태로 만들어져서 그 본래의 목적인 인간 신체와 인지적 능력의 자연적 연장 도구의 기능을 하기는커녕 인터페이스하기 힘들고 다루기 힘들고, 오히려 인간능력을 제약하는 등의 부담을 낳는 인공물로 자리잡는 경우도 흔하였다. 심리학은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융합과학기술과 연계하여 인간과 자연과 인공물과 그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개선하고, 인간 감각능력, 신체능력, 기타 인지능력의 향상 및 확장을 도출하고, 마음과 각종 기계와 도구의 상호작용의 편리성과 효율성과 생산성을 개선하며, 개인과 팀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작업의 효율성 및 학습의 개선, 개인 감각 및 인지 능력의 강화, 개인과 집단의 창의성 향상,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완벽성 추구, 신경인간공학을 포함하는 실제적이면서 ‘지적인’ 환경 구축, 국방 및 군사를 위한 인간 능력의 강화, 그리고 노령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신체적, 인지적 쇠퇴의 개선 및 재활 등에서 심리학의 외연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기타 인지학습 및 학습과학 등의 영역 및 다른 융합과학기술과 관련된 확장 가능한 심리학의 영역에 대하여는 다른 자료를(이정모, 2003-c) 참고하기 바란다.). 이러한 외연 영역에서 새로 재구성된 마음 개념의 틀은 뇌와 관련된 BT, 인공물과 관련된 IT와의 융합적 테크놀로지를 도출함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적 재구성 틀을 제시하리라 본다.

 

 

IV 종합 논의

 

심리학과 인지과학에서의 전통적 마음 개념의 재구성의 움직임과, 이러한 움직임이 심리학의 외연의 확장에 시사하는 바를 열거하였다. 이러한 마음 개념 재구성의 논리가 심리학 전반과 주변학문에 기초 개념적 이론틀의 재구성은 물론 상당한 응용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이 논의되었다. 마음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개념적 재구성이 타당하다면, 자연히 뒤따라 거론되는 것이 마음 연구의 분석 단위의 문제이다. 마음이 단순히 뇌 내의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와 환경에 확장, 분산된 과정이라면, 마음 연구의 기본 분석단위는 <뇌-몸-환경 상호작용>이 되어야 한다. 이는 과거에는 뇌를 무시하고 <인지적 마음>만을 탐구하던 전통적 인지과학, 인지심리학이 신경과학에 의해 뇌라는 물질적 구조 기반 중심의 분석-설명적 접근으로 변화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뇌를 넘어서 비신경적 몸과 또한 그 몸이 체화되어있는 환경을 뇌의 작동 과정의 분석과 함께 분석단위로 삼아야 마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심리학에서의 분석단위의 이러한 재구성은 자연히 존재론적 재구성을 의미한다. 과거의 전통적 심리학이 기반하여 온 데카르트적 존재론을 벗어나서, 주체와 객체, 마음과 몸과 환경이 임의적 경계선으로 구획되어지지 않는 통합체로 보는 새로운 존재론에 심리학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탈 데카르트적 패러다임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전통적 인지주의 접근의 설명적, 이론적, 경험적, 연구의 학문적, 응용구현적 위치와 역할은 건재하다. 아직은 전통적 접근이 급격히 완전히 제거되거나 대치되어야 할 것은 아님이 사회문화적-상황적 접근을 강조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우리가 연구하는 심리 현상이란 것 자체가 다원적 차원의 현상들로 구성된 복합적인 실체라면, 우리는 일찌기 Kenneth Craik(1943)이 언급한 바와 같이 다원적 설명접근의 필요성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탈데카르트적 존재론 접근이 심리 현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 접근이 되지 못한다고 하여 배제되어 왔다. 최근의 마음 개념 재구성의 움직임은 이와는 반대로 전통적인 데카르트적 전통이 '충분한' 설명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주로 비판되어 오고 있다고 하겠다. 적절성과 충분성의 어느 한 준거에 의하여 심리학 연구와 응용을 추구하기에는 심리 현상은 너무나 역동적이며 복잡하며 다원적이고, 심리학의 sophistication 수준은 아직도 어리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을 고려하여 재고하여 본다면, 아직은 전통적 접근과 탈 데카르트적 접근을 병행하여 시도하는 것이 심리현상 설명에서의 좋은 학술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낱개의 세부 시각적 특질이나 청각적 특질을 분석하는 심리 과정의 이해와 설명에서 뇌-몸-환경의 통합체적 접근은 비효율적 접근일 수 있다. 비효율적 설명만 낳을 수 있다. 역으로, 인간이 로봇이나 다른 사람과 역동적으로 긴 시간계열 상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의 이해와 설명에는 전통적인 데카르트 식의 접근이 비효율적이고 부적절 할 수 있다. 심리현상의 추상성, 복잡성 수준에 따라서, 그리고 몸의 감각운동적 활동이 환경자극과 얼마나 밀접히 엮어져 들어가는가 하는 수준에 따라서, 현재의 심리학적 탐구와 실용적 구현은 다원적 접근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학문적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접근의 타당성 또는 적절성에 대하여 개방적인 마음을 유지하며, 자신의 접근 틀에 다른 접근틀의 접목 가능성에 대하여 마음을 열어놓고 학문적 탐구와 응용의 실제를 추구하여 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에 신경과학, 인지과학, 사회과학이 연결된 ‘사회신경과학’이 각광받는 새로운 학제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Cacioppo & Berntson, 2004; Lieberman, 2006). 마음의 문제는 문화-사회적으로 결정되는 주관적 체험과 의미의 문제를 그 중심에 지니고 있으며, 이는 신경과학적 설명과는 다른 수준의 추가적 설명을 요하는 것이겠지만 이와 같이 다른 설명수준이 수렴되어 보다 충분한 설명을 함께 모색하는 틀은 앞으로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철학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마음 개념 재구성의 새 틀을 수용하기에는 아직은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문제점은, 이러한 재 개념화를 일구어낸 여러 접근들이 서로 경계가 확연하지도 않고 중첩된 부분이 많으며, 어느 하나가 옳다든지, 어느 하나가 모두를 다 설명할 수 있다든지, 서로 모순된다든지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마음에 관하여, 서로 다른 점을 강조하고,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다른 설명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일 뿐이다. 이 입장에 대하여 아직도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날카로운 비판적 견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이 입장은 아직도 소수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이 시사하는 의의에 대하여 심리학자들보다는 로보틱스 연구자들이 철학자들의 의견에 더 동의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고로, 새로운 접근에 대하여 비판적 수용의, 그러나 긍정적 태도를 지니고 접근하여야 하리라 본다. 보다 나은 설명을 낳을 심리학의 미래를 위해서!

 

끝으로 정리하자면, Descartes는 몸과 마음에 대하여, 전자는 공간적 외연(확장)을 지니는 실체로(res extensa), 후자는 외연이 없는 생각하는 실체로(res cogitans) 개념화하였다. 공간적 외연(확장)이 없다는 것이 그의 전통의 마음 개념의 요체였다. 그런데 이 글에서 제기한 마음개념 재구성의 움직임은 마음을 공간적 외연(확장)이 있는 마음, "The Extended Mind"로 개념화하고 있다. 마음이 몸의 속성인 외연(확장)성(extendedness)을 내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마음이라는 개념이 외연성을 지니게 된다면, 그동안의 심리학이 지녀온 상당한 많은 개념들이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며, 그에 따라 뇌 속의 비연속적 신경상태로 개념화된 마음 개념에 의해 규정되고 전개되었던 심리학의 학문적 외연도 상당히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로보틱스 연구 분야가 심리학의 외연의 영역으로 성큼 닥아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이러한 재개념화가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에 따라 심리학과 인지과학의 외연이 어떻게 다양하게 재구성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제 50년을 겨우 넘은 인지과학이 신경과학, 인공지능, 로보틱스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정신의학도 인지과학의 울안에 연결되는 경향을 볼 때에, 그리고 로보틱스가 마음의 작동 메커니즘 이론에 대한 좋은 모델의 제시 및 시험대 역할을 할 것임을 짐작할 때에, 그리고 인지신경과학을 중심으로 심리학과 신경과학 및 다른 생명정보과학이 연결되어감을 볼 때에, 과연 50년 후, 100년 후의 심리학이 지금과 같은 마음 개념을 유지하며, 지금과 같은 외연을 유지할 것인가는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다.

미래의 심리학의 모습?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틀일 것이다. APA(2005)가 2020년의 심리학을 조망하면서 미래에는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진정으로 통합되어 사람들에게 심리학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심리학이 각 가정의 통상 언어가 되는 날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한 틀에서는 과거의 이론심리학과 응용심리학의 인위적 구분의 필요성과 그런 학술체제의 효율성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 마음의 본질에 대한 개념을 이글에서와 같이 재개념화한다면, 심리학에서 전통적으로 지녀온 특정 연구주제들의 강조와, 순수심리학과 응용심리학의 이분법적 경계의 강조 (이론적으로는 구분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차별화하는) 전통이 재구성되게 된다. 이러한 재개념화된 마음의 작동 미케니즘을 파악하는 순수이론적 탐구와, 어떻게 하면 그러한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가 하는 응용적 탐구는 별개의 영역이 되지 않는다. 전통적 순수이론적 연구와 응용적 연구가 통합된 새로운 유형의 연구 패러다임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러하기에,

 심리학적 연구가 하여야 할 일[의 하나는]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의 본질(진화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습)을 되찾는 노력을 기울여, <마음>의 본령을 <환경과 괴리되지 않은 활동으로서의 마음>으로써 다시 자리를 바로 잡게 하고, 그러한 마음을 지닌 인간이 환경에 최적 적응하는 양상과 원리를 드러내 주는 일이라 하겠다. 이러한 일의 주요한 한 부분이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의 <.적응의 편의성과 효율성>일 수 있고, 이 주제는 바로  심리학자들, 응용과 순수이론이 통합된  심리학자들의  연구 과제이며, 이를 연구하여, 사람들의 [심적] 삶의 질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은 참 지식인, 실천적 과학자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 심리학자들에게 이론과 실천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다

 

 

 

(이정모, 2001; 668쪽;       *[]내용은 원문에 없는 문구임)."